16새기와 17세기에 바나나가 처음으로 유럽에 전래
되었을 때에는 ‘아담의 무화과’ 또는 ‘천국의 무화과’
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로 인해 사실 하와가 따 먹
운 선악과는 바나나이며, 벌거벗은 것을 알고 부끄러
워진 아담이 몸을 가린 것도 여린 무화과 잎이 아니라
넉넉하게 큰 바나나 잎이었다는 매력적인 가능성도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엔 작은 야자
나무와 비슷하기는 해도 바나나나무는 실제로는 나
무가 아니며, 생장기의 끝무렵에는 죽어버리고 해마
다 새로운 줄기가 솟아나는 파초의 일종이다.
오늘날 열대 지방에서는 수많은 바나나 품종이 자라
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세계 최초의 바나나로 치는
것은 필리핀 원산인 라카탄 바나나이다. 적어도 유럽
인들이나 북미인들의 기준으로는 좀 작은 편이지만,
향긋하고 병해에도 강하여 오늘날에는 자메이카를
비롯한 카리브해 나라들과 라틴아메리카 일부 지역
에서도 재배하고 있다. 다른 수출용 바나나들처럼
라카탄 역시 3분의2 정도 익었을 때 수확한다. 바나나
줄기에서 떼어낸 후에도 잘 익지만, “나무”에서 막 따
낸 바나나의 신선한 향미에 비할 바가 못된다.
매우 향긋한 라카탄 바나나의 단단하고 달콤한 살은
생으로 먹어도, 구워 먹어도 똑같이 맛있다. 과육은
완전히 익으면 황금빛 오렌지 색으로 변한다.
1889년 한 바나나 광고 덕분에 미국인들은 “바나나에
는 두 가지 종류, 노란 바나나와 빨간 바나나가 있다.
그리고 빨간 바나나를 최고로 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격이 보통 바나나의 두 배나 되는데도 불구
하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순전히 색깔을 위해 돈을
지불한다”고 비판하는 여론도 있었지만 레드바나나는
금방 높은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20세기 초, 보스턴
요리 학교 요리책은 ‘트로피컬 스노우’라는 이름의 디
저트의 재료로 레드 바나나를 추천하였다.
오늘날에도 노란 껍질 바나나보다 높이 치며, 미국에서
여전히 찾아볼 수 있지만, 워낙 금방 상하고 다루기도
까다로워서 산지인 카리브해와 아시아에서 주로 먹는
다. 조리한 음식이라면 무엇에서나 노란 바나나를 대신
할 수 있지만, 그 훌륭한 향미 때문에 보통은 생으로 먹
는 것을 선호한다. 오렌지색부터 붉은 빛을 띤 갈색,
고동색, 심지어 보라색까지 다영하며 어떤 것은 얼룩
지거나 줄무늬가 있는 것도 있다. 다른 바나나와 마찬
가지로 익어가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에틸렌(과실의
숙성 호르몬으로 작용하는 성질이 있다.) 가스를 내뿜
기 때문에 단단한 아보카도를 하룻밤 만에 익힐 수도
있다.
완전히 익은 레드 바나나의 관능적인 과육은 크리미한
핑크색이며 매우 달콤하다. 진한 향미는 일반적인 바나
나 향에 딸기를 섞어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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