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처럼 질기고 비늘로 덮여 있는 껍질 때문에 뱀가

죽이라고도 알려져있는 살라크(또는 잘라크)는 인도

네시아가 원산지이지만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에서도

자란다. 줄기가 짧은 야자나무의 밑둥에서 송이로 자

라며, 그 크기와 모양이 무화과나 작은 배를 닮았다.

아래쪽은 통통하고 둥글며, 위쪽은 뾰족하다. 살라크

의 껍질을 벗기는 가장 쉬운 방법은 위쪽을 잡고, 느

슨해진 얇은 적색깔 껍질을 잡아당겨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껍질을 벗긴 커다란 마늘을 닮은 크리미한 상

아식의 과육이 세 쪽 모습을 드러낸다. 한쪽에 하나씩,

단단하고 먹을 수 없는 씨가 들어 있다.

살라크는 그 품종에 따라 질감이 다르다. 촉촉하고

즙이 많은 것이 있는가하면 대단히 메마른 것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발리 섬의 살라크가 가장 맛있다고 한

다. 상큼하고 아삭아삭하기 때문이다. 자바 섬의 족

자카르타 지방에서 재배하는 살라크는 폰도라 부르

며, 과육이 가장 달다고 하지만 쏘는 듯한 냄새를 좋

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새콤달콤한 살라크는

주로 신선한 생과일로 먹지만, 피클을 만들거나 시

럽에 재워서 통조림을 만들 수도 있다. 그 질감 덕

분에 익힌 디저트에 넣어도 좋고, 종종 과일이나 푸

딩에 들어가기도 한다.

살라크는 파인애플에 그래니스미스 사과의 새콤한

아삭함을 합쳐놓은 듯한 맛이 난다. 그 톡 쏘는 맛은

과육이 메마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중국 남부에 봄이 가까워올 무렵이면 시골 농부들은

금방이라도 휘어질 정도로 가득 채운 광주리를 자전

거에 잔뜩 매달고 도시로 향한다. 높은 산속 나무에서

신선한 용안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가지를 그대로 꺾

어 군침을 삼키는 도시인들에게 임시 변통으로 보내

는 것이 계절의 전통이 되었을 정도이다.

용안은 한 움큼만이라도 완벽한 간식이 되며, 몇 위

안이면 살 수 있다. 커다란 포도알만한 크기로 먹기

전에 딱딱한 겉껍질을 깨야 미끌거리는 속알맹이가

떨어져 나온다. 이 과정은 어떻게 보면 손재주이고

어떻게 보면 코미디이지만, 아무튼 길거리는 온통

놓쳐버린 용안 알맹이로 난장판이 되고 만다.

‘용의 눈’이라는 뜻을 지닌 용안은 나무에서 따서 바

로 먹거나 아니면 가까운 농부에게서 사는 것이 가장

맛있겠지만, 말리거나, 젤리로 만들거나, 시럽에 재

운 통조림으로도 살 수 있으며, 심지어 증류시켜 도수

가 낮은 알코올 코디얼을 만들기도 한다. 서양에서

수출되고 있으며, 재배되는 곳도 점점 늘어나고 있

지만, 운반 과정에서 단맛이 줄어들어, 수많은 품종

을 재배하는 중국에서 먹는 것보다는 맛이 떨어진다.

용안은 달콤하고 사향내가 나며, 항상은 아니지만

때때로 톡 쏘는 맛을 때도 있다. 여지와 키위를 연상

시킨다. 부드럽고 즙이 많은 과육이 딱딱한 껍질 안

에 단단히 숨어 있다.

Posted by Chaep :